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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조직의 문화는 외부 사람들에게 쉽게 인식된다. 우리가 몸담고 일했던 조직과 관련된 경험을 떠올려 보자. 그 단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현재 내가 사역하고 있는 학생단체들마다의 조직문화를 잘 떠올리게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네 개의 학생단체가 연합으로 겨울수양회를 하는 동안 대설이 오면, 각 단체의 멤버들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추측이다.

캠퍼스에 그리스도의 푸른 계절이 오게 하자는 CCC 멤버들은 모두 삽을 들고 나와 일사분란하게 눈을 치울 것이다. 지성사회의 복음화를 기치로 내건 IVF 메버들은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왜 눈이 이렇게 많이 오게 되었으며, 이 눈은 대략 언제쯤 멈출지에 대해서 연구를 할 것이다. 늘 영적 전쟁에 대해서 강조하는 YWAM 멤버들은 대적기도를 할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을 첫째로, 이웃을 둘째로, 당신을 세 번째로 놓은면 기쁨을 누리게 된다고 하는 JOY 멤버들은 모두 나와 눈싸움을 하며 즐길 것이라는 추측이다. 단순히 웃자고 하는 추축이지만 각 단체의 특성을 생각하게 하는 촌철살인의 계가 숨어있다.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회사의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각 회사 사옥에 큰 뱀이 나타나면 직원들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추측이다. 삼성사옥에 뱀이 나타난다면 사람들은 태스크 포스 팀을 만들어 어떻게 할 지를 의논할 것이다. 현대사옥에 뱀이 나타난다면 일단 때려죽이고 볼 것이다. LG 사옥에 뱀이 나타난다면 다른 회사에서는 어떻게 하는 지를 알아볼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화사옥에 뱀이 나타난다면 일단 회장님께 보고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추측이다.

2. 수직적 조직문화와 수평적 조직문화

조직 문화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수직적인 조직문화와 수평적 조직문화가 있을 것이다. 수직적 조직문화는 나쁘고 수평적 조직문화는 좋다는 식으로 이분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군대나 위계질서가 매우 중요한 조직이라면 원하든 원치 않든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될 가능성이 많다. 만약 군대에서 위아래를 구분하지 않는다면 그 군대는 오합지졸이 될 것이며 전쟁에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수직적 조직문화와 수평적 조직문화가 갖는 장단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수직적 조직문화는 일사분란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 조직,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조직에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에게 이런 조직문화는 효율과 효과를 저해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성숙-미성숙 이론에서 본 것처럼 성숙한 조직원들에 대해서는 조직을 수평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심지어 교회에서도 이런 유교젹 전통이 많이 남아 있다. 장유유서라는 말은 이미 오래 전부터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아마도 조선시대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경험과 지식이 많았으니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더 많은 지식을 소유할 수도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신념이 자연스럽게 나이라는 가치를 만들어 내고, 우리는 나이 많은 분에게는 존대를 하고 어린 사람들에게는 하대를 하는 행동양식을 만들어 낸 것이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서로 존대를 하다가 같은 학교 선후배라는 것이 알려지는 순간 후배는 존대를 하고 선배는 자연스럽게 하대를 하는 것을 외국 사람들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