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쏘라비안 나이트 30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6-10-28 22:57
조회
68
드디어 법환 교회에 도착했다. 법환 교회는 1907년 장로교회가 처음으로 제주도에 파송한 선교사 이기풍 목사님에 의해서 제주도에서 개척한 교회로는 12번째로 개척된 역사가 100년이 되어가는 교회였다. 교회 안에는 교육관이 있었고 3층에 선교사들이 머물 숙소가 있었다. 3층짜리 건물은 법환 교회 바로 앞에 있는 월드컵 경기장과 관련이 있었다. 그곳은 월드컵에 참가한 32개 국가 대표선수들의 유니폼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 건물의 3층에 몇 개의 방이 있었는데, 선교관으로 운영이 되는 곳이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짐을 풀고 쉬었다.



저녁 6시가 되자 목사님이 저녁식사를 하자면 오셨다. 그런데 짐을 모두 싸가지고 나오라는 것이다. 아니 식사를 하는데 무슨 짐이 필요한가... 그래도 하라고 하시니 따라서 할 수 밖에 없었다.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고 우리는 어떤 민박하는 집으로 가게 되었다. 그 이층 안방을 여름 관광객들이 많이 올 때 민박을 위해 사용하는 것 같아다.



다음날은 주일이었다. 아마 아내의 친구와 남편들은 법환 교회 바로 앞에 있는 월드컵 경기장 앞에서 출발하는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고 있을 무렵에 우리는 교회로 갔다. 목사님을 우리를 데리러 와서 다시 짐을 싸라는 것이다. 무슨 영문인지를 몰랐다.



주일 예배는 은혜로웠다. 나는 우리가 선교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을 전했다. 말씀을 전하고 나자, 신 목사님이 광고를 위해서 강대상으로 올라가셨다. 그러면서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하셨다. 우리가 파라다이스 호텔에 간 이야기, 그곳에서 차를 마시다가 아내의 친구들을 만난 이야기를 하시면서 갑자기 울먹울먹하신다.

“그 친구들은 신라호텔에 머무는데, 선교사님 내외분을 우리 교회의 선교관에 모시는 것이 너무 미안해서 방을 옮겼습니다.”

우리는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목사님의 진심을 이해할 수 있었다. 목사님은 우리를 시설이 그리 좋지 않는 선교관에 머물게 한 것에 대해서 매우 미안하게 생각하신 모양이었다.



우리는 그제야 도착하던 날 저녁에 왜 갑자기 방을 옮긴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주일 오후 우리는 다시 법환 포구가 내려다보이는 정말 전망이 좋은 펜션으로 옮겨졌는데, 그곳은 법환 교회 장로님이 운영을 하시는 작지만 아주 깨끗하고 괜찮은 숙소였다. 원래 목사님은 우리를 그 펜션에서 재우려고 하셨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 펜션에 사람이 아직 있어서 일단 그 민박집에서 하루 밤을 재우고 주일 예배 후에 우리를 그 펜션으로 데리고 갔다.



여하튼 우리는 목사님의 환대를 받으며 귤도 실컷 먹고 한라산 근처도 구경을 하고 돌아왔다. 그 후로 법환 교회와 신목사님은 OMF의 좋은 후원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