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웃고 계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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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씰릿 상 끼야이 (Silit Sang Kiyai)

작성자
손창남
작성일
2017-02-20 07:12
조회
188
5-4 씰릿 상 끼야이 (Silit Sang Kiyai)

인도네시아 어를 배우는 과정은 힘들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재미있었다. 우리는 먼저 인도네시아에 도착하자마자 1 동안을 반둥에서 머물면서 언어를 배웠다. 임락의 언어 프로그램은 모두 아홉 개의 유닛으로 구성되어 있다. 4주 수업이 하나의 유닛을 이룬다. 한 유닛이 끝나면 일주일 방학을 한다. 따라서 9유닛까지 하는 데는 대략 11개월이 필요하다.

반둥에서 언어를 마치고 죡자로 왔지만 우리는 계속 언어를 배웠다. 그것이 OMF의 정책이었다. 그저 혼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기관에서 공부룰 해야 했다. 마침 족자에는 외국인에게 인도네시아 어를 가르치는 학원이 여러 개 있었는데 많이 사람들이 콜로라도 라는 언어학교를 추천해주었다.

언어를 더 배우기 위해 콜로라도 언어학원에 갔을 때 언어 선생님은 깜짝 놀라면서 이렇게 인도네시아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왜 언어를 더 배우려고 하느냐고 놀랄 정도였다. 그러나 오엠에프는 안식년을 떠나기 전까지 계속적인 언어 공부를 하도록 권장했다. 그것을 우리는 포스트 반둥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OMF는 선교사들이 현지언어를 배우는데 대단한 강조를 하고 있다. 우리가 한 달 사용하는 생활비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언어를 배웠다. 또 각 필드마다 언어감독이 있어 매 유닛에서 시험을 본 결과가 언어감독에게 보고된다. 그리고 모든 선교사는 필드 사역을 마치고 본국사역으로 돌아가기 6개월 전에 언어시험을 보게 된다. 만약 이 언어시험에서 3 레벨에 이르지 못하면 no welcome 즉 돌아오지 마시오라고 보고서에 기록한다. .

그러니 첫 사역 기간 동안은 현지 언어를 연마하는 기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족자에 와서 현지어를 더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반둥의 임락에서는 이미 정해진 프로그램이니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족자에서는 이미 임락에서 상당한 언어 능력을 갖춘 외국인을 가르쳐 본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학생이 적극적으로 배워야 한다. 이를 능동적인 학습자 (active learner)라고 한다.

콜로라도에서 언어를 배우는 동안 많은 단편 소설과 장편 소설을 읽었다. 인도네시아의 장편 소설도 좋은 것이 많지만, 단편 소설들은 정말 좋았다. 나는 시간만 있다면 이런 단편들을 번역하고 싶다.

특히 콤파스라고 하는 일간지에는 일요일마다 자신들이 엄선한 단편을 실었는데, 아주 훌륭한 것들이었다. 이 일간지에 실린 단편들 가운데서 1년 중에 아주 엄선된 것들이 다시 모음집으로 출간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도네시아 소설과 문학에 빠져들었다. 특히 콤빠스에서 일 년 동안 우수 단편소설을 모아 발행하는 책은 언제나 사서 읽었다.

인도네시아 단편소설을 읽는 것은 내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인도네시아 생활들을 깊숙이 이해하게 해 주었다. 그러는 동안에 내가 평소에 쓰지 않는 어휘들에 접할 수 있는 기회들을 주었다. 소설 속에는 사람들의 삶의 진솔한 면이 많았기 때문에 때로는 욕이나 비속어들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장난삼아 대학생들에게 그런 말을 하면 아이들은 죽으려고 했다. 도대체 누가 그런 말을 가르쳐 주었느냐고 물었다.